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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제의 구마 실화

Code289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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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가브리엘레 아모르트
Translation
남기옥
Publisher
성바오로출판사
Page
288
Size
152×225mm
date
2015-06-29
List Price
$11.58
Sales price
$10.42
Benefit
Discount : Earning 마일리지 :

구마

사제가 되고나서 구마를 하는 신부님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 전화를 지인으로부터 받은 일이 있다.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한 수도회의 신부님이 전문적으로 구마 사목을 하신다는 사실을 알아낸 나는 전화로 신부님과 약속했고, 배우자와 함께 온 지인과 신부님 계신 곳으로 찾아갔었다.


구마 의식이 필요한 사람은 오랜 기간 악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지인의 배우자였다. 논리로 설명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일들을 자주 보게 되는 자신의 상태가 스스로도 몹시 무섭고, 또 혹시나 가족들에게 해가 될까 봐 많이 걱정한 자매님이 배우자의 권유로 구마 의식을 받기로 마음먹은 터였다.


면담은 두어 시간 가량 이어졌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구마에 별 관심이 없던 나는 그냥 밖에서 기다렸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 면담을 끝내고 나오는 부부를 바라보면서 ‘이만하면 내 소임은 다했다’고 생각했고, 배웅 나온 신부님께 작별 인사를 하고 차가 있는 곳으로 가려고 하는데 신부님이 잠깐 같이 기도하고 헤어지자 하셨다.


무심결에 따라간 곳은 제대가 있고 큰 창문들이 천장 벽까지 이어진 널찍한 공간이었다. 신부님과 면담 시작부터 함께한 수녀님, 나의 지인, 그리고 언제부터 함께했는지 모르는 평신도 형제들이 자매님을 에워싸고 기도하면서부터 놀라운 사건이 내 눈앞에서 일어났다. 신부님의 안수를 받던 자매님이 무서울 정도로 격하게 발작을 해댔다.


도저히 이해할 수없는 상황을 보게 된 나는 사제지만 두려움에 휩싸여 혼자 제대 앞으로 가서 무릎을 꿇었고, 놀란 지인 옆에서 다른 사람들은 처음 들어보는 기도문을 계속해서 외웠다. 기도가 어느 정도 이어지자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상황이 정말 벌어졌다. 벽을 대신한 큰 창문들이 모조리 깨질 듯 쾅쾅거리며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주님의 기도만을 하고 있는 나에게 신부님은 격한 어조로 ‘빨리 와서 자매님을 붙들라’고 소리치셨다.


악령에 휩싸인 자매님의 힘은 엄청났다. 어른 네 명이 달라붙어 팔 다리 하나씩을 붙잡고 눌러도 금방 일어설 기세였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자매님의 양쪽 어깨를 눌렀고, 그 바람에 자매님과 가까이 마주보게 되었다. 자매님이 내 얼굴로 뿜어대는 입김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모든 사람이 온몸이 땀으로 젖을 만큼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인 다음에 신부님이 말씀하셨다. “이분은 고해성사를 보실 것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성사를 나한테 부탁하셨다.


지금까지 아무한테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자매님으로부터 듣게 된 나는 그동안 왜 이 자매님이 그토록 악마에 휘둘렸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고해성사 내용이라 밝힐 수는 없지만 정말 누구도 겪어서는 안 될 일을 자매님은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겪은 거였다. 눈물을 흘리며 고해를 마친 자매님께 해 줄 말을 떠올릴 수 없던 나는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계속 기도해 주겠다는 말로만 위로를 했다.


그 후 부부는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구마 의식을 해주신 신부님을 찾아뵈면서 열심히 기도와 성사 생활을 했다. 그 후 주님이 주신 선물, 늦둥이를 낳았다. 지금 나에게 그 가정은 둘도 없는 가족이다. 그들은 나의 믿음을 새롭고 굳건하게 해주었고, 사제의 의미와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주었으며, 분명히 악마는 있고 그 악마는 하느님의 사랑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가르침을 뚜렷이 새겨주었다.


악한 것들은 정말로 끈질기게 대를 이어가며 전달된다. 그리고 악마는 바로 이 점을 무기 삼아 무수한 생명을 짓밟는다. 하느님께서 눈에 보이지 않으시듯 악마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있다. 어떤 영화에서 악마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의 존재도 믿지 않는다고 했다. 즉,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악마의 최종 목표가 바로 그것인데!


이 책은 악마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라는 사실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거부하도록 만들기 위해 온갖 방법으로 우리를 방해해서 진정한 삶을 외면하고 포기하게 만들지만 절대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아무리 악마의 힘이 강해도 하느님의 힘 앞에는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이 책은 악마의 훼방으로 미약하게, 혹은 극심하게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확실한 도움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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