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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사랑으로 살아가는 법

jjpark4748 (IP: 116.120.98.***) 2024.06.30 17:41:35 조회수 10
연민, 사랑으로 가는 길 판매금액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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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사전에 따르면 연민이란 뭔가를 불쌍하고 가련히 여기는 마음을 말한다. 윤해영 수녀님의 책 제목은 단순히 연민이라는 말에 그치지 않고 사랑으로 가는 길이라는 소제목이 따라온다. 6월의 클래식리더스 도서로 연민, 사랑으로 가는 길을 택한 것은 연민이라는 말보다도 그 소제목이 좋아서였다.

    

나는 살면서 연민이라는 감정은 꼭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인간으로서 당연히 가지는 소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의 세상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고 느껴진다. 특히 인터넷 댓글을 볼 때 더 심하게 느낀다. 사람들이 타인의 상처를 동정하기보다 조롱하고, 슬픔을 위로하기보다 비난하기에 급급해진 작금에 이보다 더 필요한 책이 있을까? 타인을 연민하는 것, 남이 가진 슬픔과 상처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함께 슬퍼하며 가련히 여겨 그 아픔을 나누어 품고자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정말 사랑으로 가는 길에 걸맞는 일임에 틀림없다.

 

    

p.68 같은 말이라도

주눅 들지 않게 용기를 주는 말이었습니다.

    

2하느님 나라를 위하여계란 하나라는 글로 시작된다. 원래 금요일 아침식사에는 나오지 않아야 할 삶은 계란이 주방 수녀님의 착각으로 제공되는 바람에 다들 모른 척 기뻐하며 먹었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같은 챕터에서 빨래라는 글도 찾아볼 수 있다. 순면이 아닌 걸 알면서도 옷감을 삶았다가 구겨지는 바람에 다려야 했던 수녀님에게, 다른 수녀님이 비난하거나 질책하는 대신 모험 정신이 있으니 앞으로 발전하겠어.”라고 말해주신 이야기를 풀어내셨다.

    

물론 다른 글들도 마음을 따뜻하게 울렸지만 이 두 가지 글을 읽으며 감동이 차오르는 동시에 양심이 뻐근하게 찔려 오는 경험을 했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이렇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과연 나 스스로는 그렇게 살아왔을까? 반성하는 도중 이게 어쩌면 최근 sns에서 유행하는 원영적 사고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란이 식단에 없는 날인데 제공하다니 주방 실수로 낭비했어!”, “빨랫감을 잘못 삶아서 또 일을 해야 하잖아, 책임져!” 라고 비난하는 대신 주방에서 실수를 한 덕분에 계란이 없는 날인데도 계란을 먹었네? 고맙기도 해라.”, “모험 정신이 있으니 앞으로 발전하겠어.” 라고 생각하는 일. 그동안 원영적 사고는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고 기분이 좋은 일이라고 느껴왔는데, 다른 사람의 실수나 허물을 덮어줄 때도 가능한 거구나, 하고 깨닫게 되자 한결 마음이 즐거워졌다. 동시에 앞으로는 타인의 실수에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들었다.

 

    

p.87 우리 삶 역시 어쩌면 채우는 것보다

덜어 내는 게 더 힘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덜어 냄의 미학을 깨치고 나면

그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연민, 사랑으로 가는 길을 읽고 있으면 위로와 사랑에 눈뜨게 된다. 또한 수도자의 삶, 신앙인으로서의 삶, 그리고 그 이전에 존재하는 인간의 삶에서 얼마나 사랑과 연민, 다정함과 위로가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우리는 이토록 중요한 연민을 잊어버리고, 나 하나 잘 살기도 어렵고 힘들다는 핑계로 사랑의 반대편으로 걷고 있던 건 아니었을까? 누군가를 연민하는 일, 위로와 행복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사랑을 향해 걸어가는 일. 연민, 사랑으로 가는 길은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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