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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가 순례가 되는 신비로운 책

jmhmhmh (IP: 168.131.53.**) 2024.07.01 14:14:54 조회수 24
이름 없는 순례자〈가톨릭 클래식〉 판매금액 18,000원


다만 기도를 드릴 때 저의 마음은 행복해집니다.

왜 행복해지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행복하고 마음이 가볍고  고요해집니다.

… 가끔씩 마음이 무거워지고 처지는 느낌이 들어도 너무 괴로워하지 마십시오.

기도할 때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하느님을 기쁘게 하며, 또한 우리의 구원에 유익한 일입니다.

 _ <이름 없는 순례자> 가톨릭출판사



역시 고전이구나. 연신 감탄하게 된 책.

기도하는 이의 모습, 생활, 생각의 흐름, 마음 가짐 등을 순례 하듯 따라가며 - '기도하는 이의 삶'이 어떤 것인지 체험하게 되는 책.


이 책을 펼쳐 순례길에 함께 하며, 우리는 끊임없이 말씀과 기도를 붙드는 순례자와 함께 걷을 수 있다.

야금야금 읽는 독서가 순례가 되는 신비로운 경험이다.


이 책의 화자, 이름 없는 순례자가 만난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일은 제법 행복했다.

그리스도교 신앙 안에서 함께 허물없이 신앙나눔을 해오는 수 많은 형제자매들을 만나는 기쁨을 - 이 책은 품고있다.


뚜벅뚜벅 순례자의 여정을 함께 걸으며 - 기도의 힘에 대해 묵상하게 된다.

아주 작고 힘없어 보이는 기도는 실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

'아기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시편8,3)으로 요새를 지으시는 주님의 놀라우신 섭리를 생각하게 된다.


묵주로 맹수를 이긴 이, 예측하지 못한일 들 안에서 하느님 섭리를 찾는 사람들, 하느님 앞에서 진정한 참회와 행복을 전하는 이 등등

순례자가 만나 들려주는 많은 이들의 모습을 읽는 과정 안에서 - 우리는 내 이야기를 들여다 보게 된다.


나는 어떤 기도를 하고 있는가, 어떤 마음으로 주님을 부르는가, 순례자처럼 끈질기게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가.

짧은 이야기들이 순례자의 목소리로 이어지는 기분과 함께 - 어느새 우리도 이름 없는 순례자가 되어가는 독서다.

이 책을 펼친다는 건, 어쩌면 이 순례자의 순례길에 초대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순례자가 붙들고있는 <자애록>이라는 책에 대한 궁금으로 살펴보기도 했다.

러시아 동방정교회 책이라는데 - 그리스도교 성인성녀의 어록들을 모아놓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 이 또한 소설 속 허구인지 잘은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에게 '자애록'이란, 이 시대에 신앙을 전하는 모든 영성책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톨릭 신앙과 영성을 전하는 수많은 책들 - 그 목소리들이 나에게는 자애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의 이야기들은 우리 삶을 고스란히 담고있다.

기도의 기쁨과 신앙을 찬미하는 그런 가슴 벅차고 기쁜 신앙의 순간외에도 -

때로는 마음이 무거워지는 기도와 신앙을 사는 이에 대해 조롱하는 이들을 만나는 순간 등도 고스란히 담았다.

그래서 더 와닿는다.


책을 다 읽어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 이 순례자와 더 걷고 싶다는 기분을 선물 받았다.

기도 하며 뚜벅뚜벅 다른 이들을 만나는 순례를 하고 싶다면 - 이 책을 펼쳐보자.

단언컨데,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생생한 고전이 주는 여운과 깊이에 푹 - 안겨 마음이 맑아지는 당신의 시간을 기도한다.


_클래식리더스 6월 도서 서평 기록 https://blog.naver.com/athanabooks/223497223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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