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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기도의 기쁨
이름 없는 순례자<고전시리즈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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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0원
▪️이름없는 러시아 정교회 젊은이가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얻은 영적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
▪️밑줄긋기
스승님은 <자애록>을 펴서 신학자 시메온 성인의 글을 골라 읽기 시작했습니다. "침묵과 고요 속에 앉아 있어라. 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아라. 숨을 죽이고 생각으로 네 마음을 들여다보아라. 네 생각을 네 마음의 중심으로 모아라. 그러고는 나직하고 단순한 목소리로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라고 말하라. 잡다한 생각들은 멀리 쫓아 버려라. 인내하고 내 말을 자주 실천하여라"_p.25
"형제님, 이렇게 많은 내용을 쓴 것은 참 훌륭합니다. 그렇지만 잘 들어보세요. 첫째로, 형제님이 이미 회개하고 용서받은 죄는 또다시 고백하지 않아도 됩니다. 사실 이미 용서받은 죄는 되짚어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용서를 의심하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중략) 네 번째로 형제님은 회개하러 왔지만 회개할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는 회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자신이 스스로 회개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죄만 회개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형제님의 참회에는 열의가 없습니다. 다섯 번째로, 형제님은 자신이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 이웃을 미워하며 자만심과 야심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인정하지도 기록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죄의 함정에 빠지게 되는 원인입니다."_p.247
▪️너무 재밌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것은 아라비안나이트 천일야화 같기도,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같기도, 토마스 아 켐피스의 <준주성범> 같기도 하다.
이 책의 주인공인 젊은이가 순례길 내내 꺼내 읽는 <자애록>의 정체가 궁금했다. 내 얕은 서치에 의하면 이에 가장 근접한 책은 <필로칼리아>가 아닌가 싶다. 필로칼리아(philokalia :아름다운 사랑)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하는 문헌으로 여러 교부들의 저작들을 모아놓은 책이며 동방정교회 신학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 저서라고 한다. 이 젊은이를 늘 충만하게 하고, 도둑에게 뺏기고 세상을 빼앗긴 듯 통곡하게 한 이 경전이 궁금해
['이름없는 순례자'의 신비사상 : 필로깔리아와의 대면]이라는 논문도 찾아보았다.
▪️위 논문 초록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름없는 순례자>는 경전이 아니라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야기하는 사람은 세련된 이야기꾼일 수도 있으나 단순한 이야기꾼으로 전달만 할 수도 있다. 이야기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은 단연 청중이다. 훌륭한 이야기는 추론과 이론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한다"
아주 강력하게 영향받은 그 청중이 바로 저에요.
▪️순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그가 만난 사람들의 현현이 내 삶에도 스쳐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 가운데 어린 대자의 이야기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8살 먹은 어린 소년은 대부와 단둘이 살아가며 그로부터 하느님께 기도하는 법을 배운다. 천방지축 어린아이지만 '기도할때면 마음이 행복하다'고 하던 아이는 12살이 되던 해 크림 전쟁이 발발하자 타지로 피난을 간다. 그 곳에서 더부살이를 하며 온갖 눈칫밥을 먹던 아이는 아버지께 집에 돌아가자고 애원하지만 아버지는 전쟁 중이라 그럴수 없다고 한다. 어느날 아이는 실종이 되는데 40일 후에 크림의 집에서 얼어죽은 채로 발견된다.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않고 떼쓰지 않고 핑계대지 않고 전쟁터 400킬로를 한 달 넘게 걸었던 소년의 고독을 생각했다. 그 고독 곁에 하느님이 계셨음을 생각했다.
▪️2부 2장에선 이 순례자가 장상신부님을 만나 문답을 나눈다. 누구에게도 묻지 못했던 믿음, 기도, 구원에 대한 질문들이 있었다. 내가 그러했다면 당신도 그러했을 수 있다. 당신은 그리스도인입니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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